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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에이즈 검사 하고 온 썰 :: 신속 HIV 검사 결과, 비용, 분위기

Hestia 2024. 10. 1. 22:47

안녕하세요, 헤스티아입니다! 

 

오늘은 에이즈 검사에 대해 경험담을 좀 적어두려고 해요. 

사실 적기 싫었는데, 저처럼 혼자 힘들어할 누군가를 위해 적어두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용기를 냈습니다.

 

무료신속HIV검사 관련 썸네일

1. 누가 받아야 하나요? 

 

혹시나 에이즈 or HIV 보균자 혹은 의심되는 사람의 체액이 섞일 일이 있었다면 당장 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내가 상처난 곳이 있었는데 (생체기가 난 곳), 거기에 그 사람의 체액이나 혈액, 정액 등이 묻었다면 검사받으셔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것보다는 성관계로 인한 감염이 훨씬 많을 텐데요. 내가 잠자리를 한 그 사람이 의심스럽다면 당장 달려가세요. 만약에 내가 술김에 혹은 충동적으로 원나잇을 했다? 당장 달려가세요. 원나잇한 걸로 비난하려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도 자기가 보균자인지 모를 수도 있어요. 그러니 반드시 에이즈 검사, 그리고 병원에서 다른 성병 검사도 실시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불안해서 혼자 떨고 있지 마시고, 꼭 검사를 통해서 확실하게 하셔야해요! 

에이즈는 침묵의 병이라 증상이 없어요. 감염 후 엄청난 감기몸살에 걸린 것처럼 한 번 크게 앓으면서 아프고, 그 후에는 일절 증상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냥 감기였나보다, 하고 넘어가고 엄청 시간이 흐른 후 알게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니까 당장 갑시다 보건소! 본인을 위해서 하는 검사입니다. 아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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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어디에서 하나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얼마인가요? 

 

특히 청소년인 경우도 있어서 더 자세히 알려드리는 것인데요. 

대한민국 국적이면 어떤 보건소에 가든 검사는 무료로 실시합니다. 

익명으로 하실 수 있고, 결과도 본인만 받아보실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마시고 가세요. 

(학생분들이라면 사복 입고 가셔서 실시하시고요. 교복 입고 있으면 너무 튀니까) 

 

예전에는 피검사를 통해 일주일 정도가 지나야만 결과가 나왔는데, 지금은 신속검사법이 있어서 손가락을 통해 혈액 한 방울만 추출해서 결과가 20분 만에 나옵니다. 

이게 1차 선별검사로의 기능을 해서 만약에 양성이 나오면 정밀검사로 넘어가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보건소에 가서 검사는 무료로 받을 수 있고, 익명으로 검사 받을 수 있으며 20분 만에 검사 결과가 바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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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위기 흡사 007 작전 수행

 

제가 실제로 받으러 갔던 썰을 조금 풀어보자면요. 일단 보건서 10시에서 5시 사이에 가야 합니다. 

오후에 가면 사람이 그나마 좀 덜해서 좋아요. 10시부터 가면 오히려 더 많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요. 

일단 보건소에 가서 가장 먼저 보이는 접수대에서 접수를 진행합니다.

종이를 적으라고 하는데, 거기에 HIV 검사 때문에 왔다고 체크를 하고 넘겨주면 임상줄로 가서 접수할 때 이야기를 하라고 합니다.

이때부터 이미 약간 동공지진 일어나더라고요? ㅎㅅㅎ...

얼른 저리로 가세요! (소곤소곤) 이런 느낌이에요.

 

그래서 임상쪽으로 가면 감기 환자들 치료하는 임상검사실 줄이 가장 길거든요?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거든요. 대기 인원 바글바글한 그곳에 접수증을 내밉니다. 

그런데 이게 에이즈 검사 때문에 왔다고 이야기를 작게 하면, 접수대에 계시는 분이 벌떡 일어나셔서 이쪽으로 오세요, 하고 어딘가로 뒤로 가라고 안내해 주십니다. 

 

보통 보건소에 계시는 분들이 그리 친절하지는 않아요. 

하루종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시달리다보니 짜증안내면 다행인 공무원 분들인데요. 

HIV 검사로 오면 급 친절해지십니다. EMERGENCY다, 이런 느낌이 되고 뭔가 007 미션 수행하듯 합니다.

이쪽으로 이쪽으로 어서어서, 이런 느낌으로 뒤에 임상실험실/랩실 쪽으로 들어가라고 안내해 주십니다. 

 

그래서 거기까지 도착하면 이제 실험하시는 분께서 왜 왔는지 물어보고, 에이즈 검사하러 왔다고 하면 이런저런 질문을 하십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HIV 의심 환자와 접촉 후 12주가 지났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일주일 전이다, 그러면 HIV 바이러스가 내 몸에 들어왔어도 검사가 음성으로 나올 수도 있거든요. 

그러면 12주 후에 다시 한번 검사를 실시해야 한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딱 12주 정도 지난 상태였던지라, 바로 검사를 실시할 수 있었고요. 

이름은 말 안 하고, 숫자 4자리를 설정하라고 합니다. 일종의 암호설정 같은 거죠. 

그리고 20분 후에 이 번호로 전화해서 4자리 숫자를 이야기하면 결과를 알려주신다고 하면서, 

전화번호가 적힌 작은 쪽지에 번호 4자리를 적어서 주신답니다. 

 

이 20분 기다리는 거 진짜 고역입니다...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온갖 나쁜 상상은 다 하게 되는 듯해요. 다른 일은 아무것도 집중이 안 되는 느낌. 그래서 나는 그냥 보건소에서 나와서 좀 걷다가 25분 뒤에 전화를 걸어 번호를 말했어요. 

다행히 음성 결과를 받았던 기억. 진짜 마음이 놓이면서 땀이 나고... 착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절로 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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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에는 서울의 경우는 이렇게 신속하고 빠르게 검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방의 경우에는 일주일씩 걸리는 검사만 하거나 큰 도시로 나가야 검사를 할 수 있기도 하다고 들었어요. 

그러니까 검사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좀 애매하다면, 내가 검사받을 수 있는 곳 중 어디가 가장 가까운지 잘 살펴보고 미리 전화해서 물어보고 방문하시는 걸 추천드릴게요! 그래야 헛걸음하지 않으니까요. 

 

혹시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비밀댓글로라도 물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