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부산 국제영화제에 나오고, 2020년 개봉한 독립영화라는데,
코로나 때문에 보지도 못하고 ㅠ ㅠ 어제서야 인터넷으로 봤다.
나름 불목이었던 어제, 소중한 사람들과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야식과 함께 영화를 보았다. 나는 코치의 양심을 걸고 최대한 야식은 자제했다. ㅎㅎ
굉장히 잔잔한 영화인데도, 중간 중간 재치 있는 대사들이 있어서 웃을 수 있고, 대사는 완전 심플한데 뼈 때리고,
영화판, 연예인,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모습은 극현실적이면서도, 대체로 착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영화라 너무 좋았다.
중요한 내용은 스포하지 않겠지만,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고 독립영화를 좋아한다면 완전 완전 강추!
주인공 찬실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영화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은 '내가 진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안 하고 살 수 있을까?'였다.
그 질문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수많은 질문, 해프닝, 사람들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아래부터는 스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글을 접어놓겠다.
큰 스포는 없지만.. 궁금하신 분들만 클릭해서 읽어보시길! ㅎㅅㅎ)b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좋았던 점은 주인공 찬실이가 너무 성실하다는 점이었다.
실직한 후 아주아주 건전한 노동 알바로 생계를 이어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절대 나쁜 생각, 딴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진짜 핵심 질문에 대해서 깊이깊이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배려하고 인간의 정을 나누는 인간미가 참 좋았다.
그래도 썸남은 안 만들었으면 하고 ㅠ ㅠ 안타까운 마음이 무진장 들었지만.
(제발 도시락 싸서 바치지 말라고, 여자들아!!! 아무리 썸이 달달해도 맛있는 거 사 먹자, 우리 ㅠ ㅠ)
주인공 배우 강말금 님의 정감 가는 부산 말씨도 너무 좋았다. : )
어쩜 연기를 그리 담백하게 하시나 몰라..!
10년 만의 신인 여배우 상이라는데, 진짜 감동이다. 그동안 무명으로 버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무명의 세월, 매달 용돈을 보내주며 자신을 서포트해준 친구들이 있다는데, 그 의리 있는 우정도 너무 멋졌다.
그리고 요즘 영화 미나리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배우 윤여정 선생님의 역할도 너무너무 좋았다.
어쩜 저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있지? 싶었다.
그렇게 영어를 잘하는 선생님의 까막눈 연기라니. ㅎㅎ 너무 자연스러워서 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선생님은 이 영화에 노게런티로 참여하셨다는 점..! 너무 멋지지 않나?
저예산인 영화에 유명하지 않은 영화감독을 응원하고,
강말금 배우도 얼마나 응원해주셨을까.
선배 배우로 할 수 있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셔서 너무 감동적이었다.
강말금 님과 윤여정 선생님의 투샷은 거의 다큐 수준이었다.
그리고 영화에서 가장 명장면으로 꼽히는, 할머니가 시 쓰는 그 장면.
시를 듣는 순간 나도 눈물이 팍 터져 나왔다. 정말 훅 들어오더라고.
"사람도 꽃처럼 돌아온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냥 너무 사람의 진심이 날 것으로 느껴지는 글이었다.
참 그리고 찬실이의 무의식으로 나온 장국영씨 ㅎㅎ 그분 연기도 진짜 좋았다.
자신의 무의식과 나누는 대화들도 참 좋았다.
심리학적으로도 생각해볼 만 가치가 있었음!:) ㅎㅎ
배우 윤승아 님은 그다지 관심 있는 배우는 아니었는데,
오히려 너무 솔직하게 발연기하는 여배우 역할로 나와서 호감이 갔다. ㅎㅎ
되게 수용적으로 느껴졌달까. 연기를 못하는 자신을 인정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러니까 오히려 훨씬 자연스러워 보였다.
유튜브가 잘 되는 이유가 있었던 듯 ; )!
어쨌든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 디자인샵 같은 것도 운영하고 계신 것 같고, 유튜브도 하고 계시니 오히려 더 좋아 보이고 급호감이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왜 제목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서 진짜 '복'이란 것이 무엇일지,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인생이 가장 큰 위기라는 생각이 들 때,
정말 출구도 없고 너무 막막할 때,
그때 나를 도와주는 주변 사람. 어떡하든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게
가장 큰 복일 지도 모르겠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복이지 않을까.
여러 중의적인 의미가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
영화를 보고 나서 영화 배경과 주변 이야기를 찾아보니 그 스토리조차도 영화처럼 너무 좋아서 마음이 더 훈훈해지는 영화였다.
이런 영화들이 더 더 더 잘 되면 좋을 텐데.
흥해라 독립영화 ㅠ ㅠ! 흥해라 여성 감독들!
코로나에 지지마! 화이팅!!
* 자세한 영화 개요가 궁금하신 분은 아래로 들어가 보세요 ;) 다음 영화 링크 연결해놓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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